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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즈논평(3)]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독립성은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 박우열(정책조정분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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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admin
  • 2017-01-20
  • 조회수 : 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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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독립성은 속히 이루여져야 한다.

박우열(서울연극협회 정책조정분과 위원)

 

 블랙리스트가 문화예술계를 넘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형국이다. 심지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한 자리를 차지하더니 매일 뉴스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급기야는 문화예술의 수장인 장관이 특검에 출두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직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핵심 인물로서 말이다.

우리 연극인에게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국가예술지원 기본 원칙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벌어진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사건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치졸하고 비이성적인 양태를 보여주었다. 이른바 문화적 다양성은 세대간, 계층 간의 일상의 탈출구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았을 때, 동시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몇몇 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이외의 의견이나 행위들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우리 예술인 물론 국민 모두를 어리둥절케 하였다.

 

여기에서 잠시 블랙리스트(blacklist)라는 단어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자. 사전적 의미는 감시가 필요한 위험인물들의 명단. 흔히 수사 기관 따위에서 위험인물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마련한다. ‘감시대상 명단’, ‘요주의자 명단으로 순화.” 라고 정리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밝혀진 블랙리스트에 오른 1만 여명의 영광스러운 명단은 국가가 수사기관이 되어서 요주의자 명단에 올려 집중적으로 관리했다는 것이 되는 그야말로 블랙 코메디의 시국인 것이다.

 

이들 1만 여명은 소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예술인들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요즈음 회자되는 시간당 법정 아르바이트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니 그냥 자신의 예술분야에서 활동하기만 하면 되는 자유인이다. 이들의 삶은 자신이 선택했다. 그 누군가의 권유나 강요에 의한 선택이 아니었다. 그러하기에 이들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아니 될 귀한 존재들이다. 이들의 시각은 매우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며 예술의 본령인 연민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나야 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었고, 팽목항까지 걸었으며, 1000일이 넘은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유가족의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며 손을 마주잡고 그 이야기를 나누고자 삭풍이 몰아치는 광화문 광장에 천막극장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혹독한 시련과 유,무형의 값을 지불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정치적으로는 민주화를 통한 성숙된 사회로 진입하였고, 경제적으로는 세계10위권을 유지하면서 IT강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고, 문화적으로는 한식, K-POP 등 이른바 한류문화의 자부심으로 한껏 힘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특히 공연예술분야는 대학로로 대변되는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지리적, 공간적 특수성을 살리면서 발전시켜 왔다고 자부한다. 물론 문학이나 영화, 무용, 국악 등 여타 예술 분야도 행위자들 스스로 일구어낸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을 것이지만, 대학로는 누가 시켜서가 아닌 연극인 스스로 일구어 낸 예술적 행위의 본산이 되었기에 한없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이외에도 우리 연극인은 탈 중심, 지역화라는 동시대 트랜드에 발맞추어 각 지부에서의 연극 활성화를 위해 오늘도 헌신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블랙리스트작성 의도는 문화예술계의 길들이기라는 미숙아적 의도로 이루어져 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조만간 작성자들의 면면이 밝혀지리라고 본다. 여기에서 관련된 모든 이들은 하루속히 머리를 숙일 것을 권한다. 더 나아가 문화예술계의 독립성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참여정부의 산물로 태어나게 되었다. 말할 것도 없이 문화예술인들의 자치성 확보를 위해 출발하였는데, 변화의 바람이 솔솔 불더니 현재는 문화예술계를 줄 세우게 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 2015년 서울연극제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대관 불가를 통보하여 막대한 피해를 주는 등 마치 점령군처럼 군림하였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예술행정을 하려면 최소한 예술인과 대화는 되어야 한다. 군림하는 자가 예술행정을 한다고 말하는 자체가 난센스다. 지금이 이조시대인가? 백번 양보해서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집행관의 높은 안목과 청렴결백한 도덕성은 책에만 있는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서는 우리 예술의 미래는 없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독립성은 예술가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그 예술을 향유하고 즐기는 국민들의 것이다. 왜냐하면 관객인 국민들이야말로 블랙리스트의 최대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201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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